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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 '나'를 알 수 있는 도구들

30대 퇴사, 누가 제 진로 좀 제발 안내해주시겠어요...

by Serenity Crafter 2024. 2. 25.
진로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찾는 것
- 칼융

 
 
1. 한참 나 자신을 알아가고자 보던 심리학 관련 책에 위와 같은 문장이 있었다. 진로와 관련된 책도 아니었는데, 프롤로그인가에 담겨있던 내용이다. (한참 번아웃을 탈피하고자 회사다니며 읽었던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란 책 후기 참고) 

2. 뒤늦게 헤매고 있는 입장에서 한편으론 위안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각오한 부분이라 알면서도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근데 인생 전반이라니요 그럴 줄은 알았지만 역시나 그렇게도 오래 걸리는군요…
 
3. 그렇지만 나는 저 문장을 '진로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찾으면 되니 조급할 필요 없다'라는 의미로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알고 시작하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 좌절감이 느껴질 때마다 되새길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4. 그러나 진로란건 누가 안내해주지도 않고,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서 찾을지 감도 안 잡힌다. 그냥 누가 좀 안내해 주고 알아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는 마음이 시시 때때로 아주 그냥 수시로 든다. 게다가 도전과 시도가 어려운 성격의 사람으로서는 더더욱 너무나 쉽지가 않다.
 
5. 그런데 이런 나 자신을 스스로 이해해주지 않으면 누가 이해해 주리.. 예전 같으면 남 말에 아주 많이 휘둘렸을 것 같다. 그리고 자책했겠지. “왜 남들처럼 회사 다니면서 알아보고 시도해보지 못할까. 난 왜 이렇게 진취적이지 못하고 열정이 없을까”라면서.

6.지금은 내가 TCI검사 결과에서 자극추구(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 관심)도 낮고 예기불안이 99,100% 나오고, Big5 검사에서는 신중이 80점 이상이 나올 정도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 결정에 앞서 고민과 생각이 매우 매우 많은 타입이라는 걸 스스로 매우 몹시 잘 알기 때문에.. 나 사용법대로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을 다독이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한다.
 
7. 물론 흔들림이 1도 없는 건 아니고 어려움이 있지만, 이렇게 저렇게 천천히 내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잘 다독여도 안 내키는 마음이 더 클 때도 많아서 쉽지 않을 때도 많지만, 그럴 땐 그냥 최대한 생각을 잘라내고 질러버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난 원래 이런 성향이라 ‘난 앞으로도 안 해’가 아니라 그런 성향인 나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데 쉽진 않지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다시 돌아가서… 첫 직장이 아니다 싶을 때 빨리 발을 빼지 못하고 6년을 넘게 버틴 것이 주는 영향이 이렇게나 크다는 걸 실감하면서, 왜 많은 사람들이 퇴사하고 기존 업계로 돌아가는가 했는데 나와서 겪어보니 잘 이해가 되기도 한다.

9. 직무 전환, 커리어 전환이 쉽지가 않고.. 경력이 있다 보니 경력 관련 기회 말고는 다른 기회 얻기는 어디서 시작할지 엄두가 안 난다. 주위에 널린 전형적인 취업 준비 코스랑은 달리, 완전히 새로운 진로를 찾는 코스는 없어서 정향화된 절차도 없고 전례가 없어 스스로 알아서 개척해야 한다. 조언을 구할 데도 없고 외롭기까지 하다.

10. 여태껏 갈고닦은 경력은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되고, 초심자가 겪는 낯섦, 어색함, 어려움을 또다시 이겨내야 하는데, 예전보다 안주하는 걸 더 선호하는 나이대가 되니 그게 더 쉽지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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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혹시나 갈림길에서 과거의 나처럼 고민하며 좌절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30대가 되어 먼저 다른 길을 가려고 방황 중인 나를 보면서,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 본인만의 기준세우기 시작하면 좋겠다.
(왜냐하면 내가 그 기준 세우기가 미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뒤늦게 방황 중이기 때문이다.)

12.그리고 발을 빨리 못 빼더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럴 수 있는 상황/타이밍이라면(과거의 나처럼 상황적으로 버텨야 하는 시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발을 빼는 준비를 시작하면 해도 된다고 경험자로서 감히 말하고 싶다.
 
13.혹여 과거의 나처럼, 지금 너무 힘들어서 버티기 힘들고 퇴사가 절실한데 새로운 시도를 잘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고 자책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좌절하지 않고 나를 보며 ‘새로운 시도는 원래 힘들구나, 힘든 게 자연스러운 걸 수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좋겠다. 내가 힘들면 힘든 거다.

14. 그리고 분명 그럴만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나 그럴만한 이유가 본인의 내면에 있을 수 있으니, 자책보다는 달래주기도 하면서, 그 이유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도 좋을듯하다.

15. 각자 다 자기에게 맞는 솔루션이란 게 있는 것 같다. 각자가 가진 기질과 성격이 다르고, 처한 환경이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솔루션도 다 다를 수밖에 없다.

16. 이게 너무나 뻔한 말일 수도 있고 당연한 사실일 수 있는데, 과거의 나는 ‘나에게 맞는 결정’을 내린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지 못했다. 남들 다 안 하는데 나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미련하게 버티다 너무 늦어졌다.(그때쯤 만난 이직 컨설팅 선생님의 말씀이 도움이 되었다.)

17. 퇴사가 절실하지만 상황 때문에 버텨야 하는 시기일 수도 있고, 지금의 회사에서 조금 더 끝까지 경험을 해 봐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서 이직을 알아볼 여력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그런 여력조차 없고 버티기 힘들어 휴식과 채움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

18. 결론적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깊이 있게 잘 안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후회가 덜 남는 결정을 할 수 있다.
 
19. 그러한 부분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한 결정에 있어 본인한테 맞는 본인만의 기준을 마련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내가 먼저 방황하는 나의 이 여정을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20. 퇴사 후 모아놓은 돈으로 이런저런 교육도 듣고 방황을 해보다 보니 어렴풋하고 희미하게나마 내가 도움을 주고 싶은 대상,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지가 그려졌는데..
나는 개인의 탁월성을 발견하고 살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당장은 뭘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직업과 연결 짓기는 쉽지 않지만.
 
21. 내가 찾아본 영상, 그리고 도움이 된 책, 프로그램이나 검사도구들을 모두 기록해보고자 한다. 기록해 보다 보면 연결 지어서 무언가 또 다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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